김장하 선생 프로필 | 나이 | 고향 | 문형배 | 종교 | 가족 | 학력 | 경력

김장하 선생 프로필 | 나이 | 고향 | 문형배 | 종교 | 가족 | 학력 | 경력

 

진주 사람이라면 한 번쯤 ‘남성당한약방’이라는 간판을 본 적이 있을 겁니다. 약을 짓는 그 조용한 공간에서, 수천 명의 삶이 바뀌었고, 지역 사회는 조금씩 달라졌습니다. 그 중심에는 '어른 김장하'라는 이름이 있습니다. 한약방 주인에서 시작해 교육과 인권, 환경, 문화까지 온 삶을 나눔에 바쳐온 김장하의 이야기를 돌아보는 건 지금도 여전히 유의미합니다.

 

김장하 선생 프로필

1944년 1월 16일 경상남도 사천시 정동면에서 태어난 김장하는 어린 시절 가난한 유교 집안에서 자랐습니다. 중학교 졸업 후 곧바로 생업에 뛰어들었고, 18세에 전국 최연소로 한약업사 자격을 취득한 뒤 약업에 종사했습니다.

 

1963년 처음 한약방을 열었고, 이후 1972년 진주로 자리를 옮긴 뒤 ‘남성당한약방’을 50년 가까이 운영하며 지역사회의 상징적인 인물이 되었습니다.

 

 

김장하라는 이름은 약방 주인이 아니라, 교육과 문화, 환경, 인권, 여성운동 등 다양한 분야에 아낌없이 힘을 보탠 이타적인 후원자로 더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남성’이라는 호로도 활동한 김장하는 명신고등학교 설립, 진주문화연구소 후원, 형평운동 지원 등으로 지역사회에 긴 여운을 남기고 있습니다.

남성당한약방

진주 동성동에 위치한 남성당한약방은 단순한 약방 이상의 공간이었습니다. 약값은 낮췄지만 약재의 품질은 타협하지 않아 입소문이 퍼졌고, 전국 각지에서 환자들이 찾아왔습니다.

 

이곳은 단골들에게는 약을 처방받는 장소이자, 시민사회단체나 학생들에게는 필요한 도움을 요청하는 ‘상담소’로도 통했습니다.

 

 

특히 어려운 학생이나 모임이 경제적 문제로 벽에 부딪힐 때면 김장하는 기꺼이 손을 내밀었고, 그렇게 나간 금액은 수십억 원에 이르렀습니다.

 

김장하의 성실한 납세 역시 이 약방의 투명성과 신뢰도를 보여주는 중요한 기록으로 남아 있습니다. 2022년 은퇴와 함께 문을 닫은 이 공간은 현재 ‘진주 남성당교육관’으로 새롭게 태어나고 있습니다.

 

명신고 설립

1983년, 김장하는 개인 재산 100억 원 이상을 들여 학교법인 '남성학숙'을 세우고 명신고등학교를 설립했습니다. 당시로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큰 금액이었고, 이는 단순한 기부가 아닌 '제대로 된 교육환경을 만들어 보겠다'는 강한 의지의 표현이었습니다.

 

학생 복지 향상과 교직원 처우 개선에도 적극적이었으며, 체육관과 도서관 등 학교 시설을 하나하나 완비한 뒤 1991년에는 국가에 학교를 기부해 공립학교로 전환했습니다.

 

명신고는 지금도 지역을 대표하는 공립 명문으로 자리잡고 있으며, 그 출발점에는 김장하의 결정이 있었습니다.

 

장학금 지원

김장하가 베푼 장학금은 숫자로도 규모로도 놀랍습니다. 20대부터 시작된 장학금 나눔은 누적 수혜자가 1,000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그 가운데는 문형배 전 헌법재판관처럼 사회적으로 큰 역할을 한 이들도 있습니다.

 

눈에 띄는 점은 모든 장학금이 조건 없이, 그리고 조용히 이루어졌다는 것입니다. 김장하는 '장학금 받은 사람이 성공하면, 그 사람은 또 다른 누군가를 도울 것'이라는 믿음으로 이 일을 평생 이어왔습니다.

 

돈보다 마음이 앞선 장학사업이었기에,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까지도 많은 이들이 '김장하 장학생'이라는 타이틀을 자랑스럽게 여깁니다.

 

시민 운동

김장하는 환경, 여성 인권, 언론, 역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한 시민활동을 이어갔습니다.

 

진주환경운동연합, 지리산생명연대, 한국가정법률상담소 진주지부 등에 참여하며 실질적인 도움을 주었고, 형평운동기념사업회장을 맡아 신분차별 철폐운동의 역사를 꾸준히 알렸습니다.

 

친일인명사전 제작을 위한 민족문제연구소 후원도 김장하의 중요한 활동 중 하나였습니다. 특히 가정폭력 피해자 지원, 여성운동 단체 지원, 호주제 폐지 운동 등은 소외된 사람들을 향한 지속적인 관심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조용한 은퇴

2021년, 김장하는 본인이 세운 남성문화재단을 해산하고 남은 기금 34억 원을 경상국립대학교에 기부하며 마지막 후원을 마무리했습니다. 이후 2022년에는 50년간 운영하던 남성당한약방의 문을 닫고, 아내와 자녀, 손주들과 평범한 일상을 보내고 있습니다.

 

남겨진 약방 건물은 진주시가 매입하여 교육과 전시를 겸한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할 예정이며, 이는 김장하의 삶을 기리는 또 하나의 공간이 될 것입니다.

 

최근 문형배 전 재판관과의 인연이 다시 조명되면서, 다큐멘터리 <어른 김장하>가 재개봉되는 등 김장하의 삶은 여전히 많은 이들에게 감동과 영감을 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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